辻斬り(つじぎり)
예전의 일본에서 칼이 완성되면 그 품질을 가늠하기 위해 밤중에 지나가는 행인을 베던 일을 말한다. 베어버리고 지나간다는 의미에서 토오리마(通り魔)라고도 한다. 이 '토오리마'라는 표현은 나중에 묻지마살인을 행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칼을 시험하려고 행인을 베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역사에도 등장하는 사례가 있긴 있지만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야사에 가깝다.

막번체계가 안정된 이후의 일본은 사무라이들이 함부로 칼을 쓰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하였기에[1] 단지 칼을 시험하기 위해 행인을 베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았다.

실제로 츠지기리를 벌이는 자들은 대부분 사회에 불만을 가진 무사들이었다. 자신이 속한 번에 봉공(취업)을 못하는 무직의 무사,낭인,가속을 이어 받지 못하는 무가의 서자 같은 자들이 그런 부류인데 이들은 사무라이 사회에서 천대 받는 소외계층이었다. 그럼 그 불만 서린 칼끝을 자신들을 소외시킨 상류층에 겨눠야겠지만 그건 또 무사된 자로써 불충(...)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었고 결국 만만한 평민을 베어 죽이는 것으로 해소했던 것이다. 여기서 낭인이나 가난한 무사는 불만 해소 및 금품강탈의 목적도 있었다. 츠지기리를 벌이다 잡힌 낭인 중에는 병법연구자인데 사람 베는 경험을 쌓고 싶어 그랬다는 자도 있다.

그리고 츠지기리 범죄는 발생한 지역의 사회지도층에게 극도의 골치거리였다. 츠지기리가 발생하면 민중의 민심이 극도로 흉흉해진다. 지배계급인 무사가 재미 삼아 백성을 베어 죽인다고 하니 무사에 대한 민중의 적대감이 커지고, 범인 색출이 더디면 백성이 죽는다고 별 신경도 안 쓴다, 혹은 같은 무사라고 안 잡고 봐준다는 식의 원망도 높아진다. 그렇다고 범인을 잡아내도 문제인 게 그 때는 또 무직,하급무사들의 비난이 폭발한다. 니들의 실정 때문에 충성스런 자들이 봉공에서 소외된다. 오죽 답답하면 츠지기리 같은 걸 벌이겠냐면서 해당 지역의 실권자에게 비난의 화살이 날아가게 되는 것이다. 번국 같은 경우는 츠지기리 사건으로 트집을 잡혀서 번주가 교체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범인을 찾아내면 공식적으로 처벌하기 보다는 몰래 처치해버리는 일도 잦았다. 츠지기리를 벌인 자는 낭인의 경우 공개척살형이지만 가적이 있는 무사는 비공개 참수형이다.[2] 낭인이야 부담없이 처벌하지만 해당지역 무가의 무사가 범인으로 밝혀질 경우 여러가지로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포켓몬스터의 악 타입 공격기술인 깜짝베기의 원어가 사실 이것으로, 피비린내나는 어원을 적절하게 순화한 것. 근데 원어를 직역하면 길가 베기인데 순화고뭐고가 아니잖아?

태합입지전 5에서도 가능하다. 워낙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보니 플레이하다가 NPC 무장을 만나면 이 선택지가 뜨는데, 이걸 누르면 그 무장과 대결할 수 있고 무장을 쓰러뜨리면 대부분 아이템이나 돈을 떨구고 부상당한 채 도망가지만 일정 확률로 승리 후 무장을 죽일지 살릴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뜬다. 여기서 베어버리면 그 무장은 사망처리된다. 츠지기리를 계속하면 악명도 올라가고 3명을 츠지기리로 살해하면 히토기리(人斬り) 칭호를 얻게 되며, 악명이 높으면 정의의사자 검호들이 악인을 응징하겠다며 습격을 해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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